‘박봉규열사의 목숨을 앗아간 이명박대통령은,
이제 백만 노점상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2002년 8월 23일 오후 3시 20분경 우리 노점상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중구 청계 3가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상 박봉규(63)씨가 중구청 구청장실에서 휘발유로 분신을 시도하여 전신 80%의 3도 화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9월 6일 사망하셨다.
오랫동안 청계 3가에서 노점으로 공구를 팔아 1남4녀의 가족을 먹여 살리던 박봉규씨열사는 중구청으로부터 여러 차례 단속에 시달려왔었다. 분신하기 이틀전에도 물건을 빼앗겼고 23일 오후 2시 또다시 판매물품을 빼앗기자 중구청에 항의방문을 하여 3시 20분경 구청장실에서 마침내 분신을 하였다. 같은 23일 오후 1시경 이미 이명박 서울시장 앞으로 ‘이명박 시장은 서민을 돕겠다던 공약을 왜 지키지 않는가’라는 내용의 항의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청장실에서 ‘왜 없는 사람을 괴롭히는가 내 물건 돌려달라’고 강력하게 항의하자 구청직원으로부터 ‘노점상은 불법인데 뭐가 잘났다고 항의냐, 저리가라’ 라고 내몰렸고 박봉규씨는 휘발유를 몸에 부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당겼다. 주변의 직원들은 분신에 대한 처리를 방관 한 채 시간이 지난 후 수습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옷이 살과 함께 타버려 허리띠만이 그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로 분신의 상황이 심각한 상태였으며, 결국 박봉규씨는 우리 곁은 떠난 것이다.
박봉규열사의 6주기를 맞는 오늘, 우리는 그때와 다르지 않은 현실에 참담한 심정이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있으나 먹고살기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일 뿐이며, 우리 노점상에게 가해지는 치밀한 탄압과 조직된 폭력은 수많은 노점열사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국민과의 대화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노점상의 목소리에 단한번도 귀기울여본 적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는 기만적인 쇼에 불가함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한 오늘 우리가 풍물시장에 와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서울시의 사기적인 행각과 전노련을 와해시키려는 음모이다.
박봉규 열사는 청계천 투쟁속에서 분신한 우리의 노점상이다. 그리고 청계천 노점상이 동대문운동장으로, 그리고 또 서울풍물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우리 노점상에게 보여준 모습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더 기만적인 술수로 노점상들을 우롱하고 있을 뿐이다.
이명박대통령은 서울시장에 취임했을 때 “진정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시정을 펼쳐나가겠다. 소외된 이웃과 서민을 따뜻이 보살피는 시정,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시정을 하겠다”고 했으나 대책 없는 단속으로 박봉규 열사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서울시와 지자체들의 단속위주의 무대책 행정은 노점상의 생존권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더 많은 노점상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아무 것도 변한 것은 없다. 이에 우리는 이 땅의 노점상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모는 이명박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면적인 투쟁을 선포한다. 노점상은 제 민주사회단체와 함께 아래의 요구사항이 관철 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박봉규 열사의 영정에 조의를 표하며, 전노련을 중심으로 박봉규 열사의 투쟁정신을 계승하고 노점생존권을 쟁취하자!!
2008년 9월 8일 전국노점상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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