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들의 밥그릇을 함부로 걷어 차지마라  
- 영세 노점상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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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계간지 황해문학 2006년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1. 들어가며

바람 한줄기 할퀴고 지나면 날아 갈까봐 나일론 줄을 전봇대에 칭칭 동여 맨 채 포장은 온몸을
뒤틀며 바람에 떤다. 그 위로 한겨울 눈이 내린다. 눈이 많으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모두들
좋아하지만,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파와 눈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이런때
빙판길 한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포장마차에서 피어오르는 더운 김은 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함을 가져다준다. 오랜만에 동대문 근처를 돌아보니 청계천에서 밀려난 노점상들이 부쩍 눈에
뛴다. 이들은 서울시에서 마련해준 동대문 풍물시장 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근처에서 새롭게
장사를 펼치는 사람들이다. 구제청바지, 전축판, 오래된 추억의 물건들, 새롭게 고쳐 쓴
가전제품들이 즐비하다. 요즘 들어 날씨가 풀리고 새롭게 장이 들어서니 제법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 사무실 근처에 세워둔 내 포장마차를 보니 먼지를 하얕게 뒤집어 쓴 채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에 초라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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