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가 추진한 ‘노점상 실명제 및 관리방법 개선 사례’가 정부의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도심 환경미관에 변화의 바람이 이는데다 노점상 영업지역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하는 소득도 발생해 주목된다.

◆노점상 실명제 정착=울산시 중구는 지난 2003년 8월부터 도심 곳곳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노점상이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차량소통 방해, 보행자 불편 등 갖가지 문제점을 드러내자 철거를 원칙으로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제난으로 생계유지형 노점상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다 강제철거와 재영업이 반복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노점상들의 반발로 단속 과정에서 단속요원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일쑤였고, 심지어 민·형사 소송까지 당해야 했다.

중구는 이에 관내 행정구역을 노점상 완전철거정비구역과 잠정허용구역으로 구분하고, 완전철거정비구역에 대해서는 무조건 철거를 단행했다.

반면 잠정허용구역에 대해선 노점을 규격화해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전매와 임대를 금지해 기업형 노점의 등장을 원천 차단했다. 또 허용기간을 3년(최고 5년)으로 하되 허용기간이 끝나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우선적으로 노점을 넘겨주도록 함으로써 생계형 노점이 보호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전체 철거대상 600여개소 가운데 90%가 넘는 550여곳을 철거하거나 정리하는 성과를 내 2005년 정부의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노점상 실명제 관심 집중=최근 혁신 우수사례로 지정된 이후 울산 도심에 전국 지자체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대전 대덕구 관계자들은 최근 노점상 관리방법과 실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울산을 방문, 시내 성남배수장 인근 노점과 중앙시장 앞 일명 곰장어골목 등 잘 정돈된 지역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대전 대덕구 외에 이곳을 벤치마킹한 지자체는 부산 영도구,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충남 천안시, 전남 장흥군, 대전 서구, 대구 동구 등 10여 곳이나 되며 방문 의사를 밝힌 전국의 지자체는 수십 곳에 이른다.

◆기대 효과=울산 중구의 시책은 생계형 노점상의 활로를 열어놓으면서도 도시미관 및 가로환경 혁신은 물론 도로를 공공의 재산으로 인식시켰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노점상 실명제 시행으로 500개 노점상으로부터 도로 점용·사용료로 세수 1억원을 확보하게 됐으며, 특히 노점상 허용기간이 끝나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우선적으로 노점을 넘겨주도록 제도화함으로써 생계형 노점상의 보호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

최창률 울산 중구청 건설과장은 “노점 실명화 과정에서 직원들이 많은 고생을 한 만큼 보람도 크다”며 “전국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을 정도로 노점상 정비가 잘돼 도시미관이 한결 돋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유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