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파병 반대 운동의 흐름 ...
연대사업국
1.미 제국주의의 이라크 침략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국은 건국한 지 22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번 이라크까지 남의 나라를 침공한 횟수는 무려
138건이나 된다. 2003년 3월 20일 미국이 내건 이라크 침략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후세인 정부가 9.11 테러를 기획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리스트 조직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으므로 독재자 후세인을
몰아내고 이라크 민중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위의 두 가지 이유를 내세워
정보조작을 통해 사전에 지속적으로 여론전을 펼치다가 이라크에 대한 침략을 감행한 것이다. 그
후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이 이라크 전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2004년 7월 7일자) 한겨레신문에는 미국 중앙정보국이 이라크 침공 이전에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 폐기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국이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이라크에 대한 침략을 감행한
진짜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0. 미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자본주의세계화와 군사적 패권 유지
자본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전쟁의 주목적은 자본주의적 이윤창출이었다. 더욱이
현재의 신자유주의시대에 자본주의가 지구전체로 확대되면서 자본은 더 많은 이윤창출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되었고, 전쟁은 그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
소련이 붕괴된 후 미국자본의 헤게모니는 전 세계 모든 곳을 자본주의 체제로 흡수하고 있으며
초국적 자본과 군사주의의 융합으로 미국의 패권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편 세계자본주의체제의
구조적 공황이 지속된 이래 미국은 군수물자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 경제위기 및 자본의
이윤율하락을 극복하고 있으며, 전쟁은 군수물자의 소비를 위한 필수적인 방편이 되고 있다.
0. 중동지역에서의 패권 장악 및 석유이권
이라크는 중동국가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석유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직전까지 후세인정권은 미제국주의에 반대하여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자주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라크를 힘으로 제압하여 친미정권을
수립함으로써 석유를 마음대로 통제하고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계획아래
국제여론 및 유엔을 무시하고 영국과의 연합군을 꾸려 침략을 강행한 것이다.
2.이라크전 파병은 위헌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2항은"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정희 변호사는 위의 헌법 조항에 근거하여 국제평화주의는 헌법개정으로도 없앨수
없는 헌법의 핵이자 기본가치이며, 국군의 사명은 자위전쟁에 국한되며, 침략전쟁 수행은 국군의
사명에서 배제되고,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한 자위전쟁 수행을 그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군을 침략전쟁에 참가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
동의를 얻었다하더라도 대통령이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은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3.한미군사동맹과 이라크 파병
노무현정권이 이라크파병을 결정한 바탕엔 굴욕적인 한미군사동맹이 자리잡고 있다.
한미군사동맹은 한국이나 미국이 적에 공격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될 때 공동 군사행동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한미군사동맹의 규정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참가해야하는 족쇄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지금껏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의해 공격받을 위험에 처해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미국만의 이익을 위해 간도 쓸개도 다 내주었건만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는 미국에 의해 한반도가 전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한미동맹의
사슬을 끊고, 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또한 이라크와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4.이라크 상황
1991년 걸프전과 이후 13년간의 경제봉쇄로 이라크의 사회기간시설이 파괴되고 이후 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된 이번 침략전쟁으로 다시 도로 ,방송통신시설, 발전시설,
정수장, 관공서 등 사회기간시설이 파괴되어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다. 더구나 미군당국은 이의
복구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2004년 6월 30일자 한겨레신문은 이라크점령당국(미국)이
이라크 구호 및 재건에 썼어야할 이라크 원유 수출대금 약 24조원의 쓰임새에 의혹을 제기한 영국
자유민주당의 보고를 기사화 했다. 오히려 실질적인 도움은 국제 NGO들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식수문제, 의료문제, 식량문제, 전기공급문제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이라크인들의 상황은 매우 처참한 상태이다.
이번 이라크 침략전쟁으로 사망한 이라크인은 최소 1만 명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민중의 해방을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무차별 폭격으로 수많은 이라크 민중들이
죽어갔다. 심지어 '팔루자'라는 지역에서는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폭격하라는 명령이 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에 의한 철저한 보도통제와 왜곡보도로 실제로 이라크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한 지는 현지에 있는 사람들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위의 내용들은 실제로 이라크에서
구호활동을 하거나 점령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에 의해 그나마 전해진 사실이다.
5. 파병반대(철회)운동의 최근 흐름
고 김선일씨의 죽음 전후로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한 파병철회운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파병철회운동의 구심인 파병반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의 파병반대 집회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7월 1일 국민행동의 비상시국회에서는 6월 23일, 30일 진행된 대규모 집회평가와 관련해
입장차이가 크게 불거졌었고, 7월 2일 개최된 긴급운영위에서도 집회의 방식 및 내용에 관한
논쟁이 거셌으나 7월 3일 개최된 집회 역시 추모문화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용과 방식,
참여인원의 대폭 축소(1만 5천에서 5천 여명)로 국민행동이 주도하는 파병반대(철회)운동이
고비를 맞고 있다. 특히 7월 6일 국민행동 운영위에서는 지도부의 지도력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나왔고, 집회평가, 향후 기조를 둘러싸고 참여단체 간에 감정적인 대립의 양상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7월 10일 집회는 전빈련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졌으며, 국민행동의 집회운영방식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몇 개 단체가 '만민공동회'라는 형식의 사전집회(여름 빈활단만 참여했음)를
따로 갖기도 했다.
단체간의 입장차이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하나는 파병을 철회하기 위한 방법상의
문제이며, 또 하나는 노무현정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는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사실 불가분의 관계이다. 입장차이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0. 노무현정권 지지세력 및 비판적지지 세력
파병을 철회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여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므로 추모와 문화제 중심의
온건한 집회를 만들어야 하고, 과격한 시위나 구호는 자제해야 하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깃발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정권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노무현퇴진 구호는 한나라당 등 수구보수세력을 이롭게 하므로 적절치 않다고 말하며
노무현정권에 대해서는 규탄(사죄)요구를 넘어서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미국 규탄,
진상규명, 의원압박 등의 요구를 함께 제기한다. 노무현정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미국이 사태의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김선일씨 피랍 이후 과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강조하고,
국회의원을 압박함으로써 대중 파병반대 여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0. 파병반대(철회)를 위해서는 노무현퇴진을 주장해야 한다는 세력
이들은 집회의 형식과 관련하여 대중의 분노를 촛불 집회로 제한하는 것은 파병 철회를 위한
올바른 방식이 되지 못하므로 보다 다양한 대중 행동을 기획하고 실행해야 하며, 노무현정권이
파병을 강행하는 한 노무현 퇴진 구호는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노무현정권은 파병 방침 고수 입장을 밝힘으로써 김선일 씨 죽음의 원인을 제공했으나
오히려 그 책임을 회피하며 테러 세력을 언급하고, 제2의 국가보안법이라는 논란을 낳은
테러방지법을 추진함으로써 파병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미국의 압력과 한-미동맹 탓에 노무현정권이 파병을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은 노무현정권의 책임을
비껴가는 구실이 되기에 충분하며, 파병 결정은 노무현정권 스스로 하였고, 이후에도 강행을 하든
철회를 하든 노무현정권 스스로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노무현정권이 끝내 파병을 고수한다면
정권퇴진요구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진상규명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게 되고, 진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게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미동맹 시스템이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한 온전한 진상규명은 어려운 일이고, 의원압박은 하나의 수단과 방법일 수
있지만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시간에 작더라도 의미있는 대중행동을 기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6.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파병을 철회시키려면 보다 많은 국민들의 요구가 힘으로 분출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여중생 추모 집회에서도 확인했듯이 정확한 지향과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단순히
다수가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 설사 파병을 철회시키지 못하더라도
정확한 지향과 행동에 의한 파병철회운동은 적어도 대중들에게 패배감을 형성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중운동의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가지고 행동할 것인가?
이번 김선일씨의 죽음을 계기로 노무현정권의 반민중성은 극에 달하고 있다. 노무현정권에 의해
많은 탄압을 받아온 우리 노점상단체의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를 노무현정권의 반민중성을
폭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파병강행시 정권퇴진에 대한 분명한 요구를 제출해야한다. 각
지역별로 교육을 통해 파병반대집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결합하도록 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