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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근거
1. 진정인은 대안적인 생계수단의 제공 없이 단행한 국가의 노점단속으로 인해 생존권 특히
‘노동에 의해 생계를 영위할 권리’를 침해당했으므로, 이에 대한 즉각적인 구제 권고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요청한다.
○ 또한 진정인은 폭력적인 단속행위에 의해 신체의 자유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했으며,
이에 대한 구제 권고를 요청한다. 특히 폭력을 야기하는 용역을 통한 단속관행에 대해 시정권고를
요청한다.
○ 노점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유롭게 선택한 ‘노동’으로서 완전히 인정되고 보호되도록
노점행위를 불법화하는 모든 관련법규를 폐지․개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기를 요청한다.
○ 단속으로 생계수단을 박탈당한 노점상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로서 국가가
그들에게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생계비를 지급하거나 대안적인 생계수단을
제공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생계유지를 위해 불안정한 노점상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다양한 사회구조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실업대책, 고용보장정책)를 취하도록 정부에
권고할 것을 요청한다.
2. 경제적 권리-인간다운 생존권의 침해
○ 한국정부의 대안적 생계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노점단속 및 철거는 ‘생존수단을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를 규정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조2항을 위반하는
행위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조2항
모든 인민은 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국제경제협력으로부터 발생하는 의무 및 국제법상의 의무에
위반하지 아니하는 한, 그들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그들의 전형의 부와 자원을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인민은 그들의 생존수단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생계형)노점상의 경우 공식적인 경제부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최후의 생계방편이
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따라 불안정 노동층과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실업대책이나 사회복지가 마련되지 않는 한 다양한 연령층에서 노점상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노점상 양산의 책임이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안적인 생계수단 혹은 사회복지를 제공하지 않은 채 노점을
단속․철거함으로써 노점상들의 ‘생존수단을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유지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 또한 대안적 생계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노점단속 및 철거는 ‘노동에 의하여 생계를 영위할
권리’를 보장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6조1항을 위반하는 행위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6조1항
당사국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수락하는 노동에 의하여 생계를 영위할 권리를
포함하는 노동의 권리를 인정하며, 동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노점은 생계유지를 위해 자유롭게 선택한 노동으로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당사국으로서 한국정부는, 동 규약 4조(권리제한의 근거)에 의하지 않는 한,
노점이라는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의 기회를 자의적으로 박탈해서는 안 된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4조
이 규약의 당사국은, 국가가 이 규약에 따라 부여하는 권리를 향유함에 있어서, 그러한 권리의
본질과 양립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또한 오직 민주사회에서의 공공복리증진의 목적으로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제한에 의해서만, 그러한 권리를 제한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도시미화’ 혹은 ‘보행권 보호’의 이유로 노점을 단속․철거해왔다.
그러나 ‘도시미화’는 인권제한의 근거인 ‘민주사회에서의 공공복리증진의 목적’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할 권리’의 정당한 행사인 노점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합당한 근거로 인정될 수 없다. 노점단속의 또 다른 명분인 ‘보행권’ 보호 역시, 모든 국민의
생존권을 보호해야할 국가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
또한 6조1항은 노동의 기회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생계수준을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안적인 생계수단 혹은 생계비를 제공하지 않는 노점단속은 이 규약의
위반이다. 나아가 6조1항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선택한 노동을 통해 생계를 영위하도록
고용보장 정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를 당사국에게 부과하고 있다. 그 조치는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는데 실효성 있는 것이어야 한다.
3. 폭력적 단속으로 인한 신체의 자유-인격권 침해
○ 정부는 노점상의 문제를 저소득도시빈민의 실업대책과 생존권차원이 아닌 거리질서 유지, 관리
차원과 사회문제화에 따른 치안유지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하여
정부는 노점상 감축을 목표로 용역발주 및 관계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오직 단속을
목적으로 고용된 용역들은 단속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단속을 하고 있으며, 단속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생계형)노점상들은 단속과정에서 폭언과 폭력을
경험하며, 이에 따라 물질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 이러한 폭력적인 단속행위는 신체의 자유를 규정한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9조의 심각한 위반이다.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9조
모든 사람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누구든지 자의적으로 체포되거나 또는
억류되지 아니한다. 어느 누구도 법률로 정한 이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그 자유를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 특히 한국정부는 90년대 중반 이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용역을 발주하여 노점상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용역단속은 폭력적인 단속을 야기하지만, 관련 국가기관은 이를 묵인함으로써
인권보호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침해에 관한 마스트리히트 가이드라인은 국가가 14(c)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제3자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경우, 15(d)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혹은 집단을 규제하지 않은
경우를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폭력적 용역단속을 묵인하는 관련 국가기관의
행위는 그 자체로 인권침해 행위다.
○ 빈곤의 문제, (생계형)노점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와 책임은 다각적인 면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실업대책과 고용정책을 반드시 마련하고 이행해야 하며, 사회보장의
확대를 통해 모든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