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범죄’ 벌금 절반 낮춘다
ㆍ서민 안정 대책… 음주·노점상 단속 유보
ㆍ성탄 가석방 2배 늘리고 금융사기는 엄단
정부가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생계형 범죄에 대한 벌금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노점상 등 서민을 대상으로 한 일제 단속을 잠정 유보키로 했다. 올 성탄절에는 예년보다 2배 이상 많은 1300여명을 가석방시키기로 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민생·치안 대책’을 발표했다.
◇ 서민들 벌금 경감과 단속 자제=정부는 서민들의 생계형 범죄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벌금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 수준으로 감액해 구형하거나 기소유예하기로 했다. 벌금을 낼 돈이 없는 생계곤란자 등은 벌금 분납이나 납부 연기도 가능토록 했다. 300만원 이하의 벌금 미납자도 기존에 처해졌던 노역장 유치를 사회봉사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차동민 법무부 검찰국장은 “벌금 경감의 대상이 되는 서민들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중 의료급여 대상자, 장애인, 본인 외 가족 부양자가 없는 자, 불의의 재난을 당한 자, 1개월 이상 장기치료가 필요한 자 등”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기초생활수급자가 포장마차를 하다 적발되면 도로교통법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이 돼 무거운 벌금을 물 가능성이 높은데, 앞으로는 벌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미한 행정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일제 단속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미루거나 탄력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는 노점이나 식당 영업준수, 소규모 불법 증·개축, 축산농가나 소규모 공장의 오·폐수 등의 단속이 완화될 전망이다.
◇ 서민 부담 줄이는 수사=정부는 수사과정에서 우편·팩스·전화로 진술하는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수사 관련자가 원하면 밤이나 주말에도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해 최대한 서민 생계활동에 지장을 적게 한다는 계획이다. 연말연시에 대로를 막는 음주운전 단속은 하지 않고, 교통소통에 지장이 없는 장소와 음주운전 다발지역에서 선별적인 단속을 실시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인터넷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미성년자인 네티즌을 무차별 고소하는 ‘묻지마 고소’에 대한 대책으로 현재 시범실시 중인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방안을 2009년부터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침체를 틈타 기승을 부리는 무등록 고금리 대부업체와 불법 계·다단계·방문판매·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서민 대상 사기 범죄의 단속은 강화하기로 했다. 공무원 ‘촌지’, 상가 주변 폭력배의 갈취 등도 집중 단속 대상이다.
◇ 서민 법률지원 확대=정부는 신용불량자의 회생을 돕기 위해 내년 5월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무료 법률구조를 확대할 계획이다. 법원의 사회봉사 명령도 서민가정 도배·세탁·장판교체·연탄배달 등 서민생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생계형 범죄자나 60세 이상 고령자 등 1300여명의 수감자가 오는 24일 대거 가석방된다.
<박홍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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