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대결을 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이번 8.15민족대축전은 일본 제국주의의 불법 강점으로부터 조국 광복 60돌, 6.15 공동선언 5주기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전 민족적 행사로 시작되었다. 남측 대표단의 한 사람으로 8.15민족대축전 개막식에서 폐막식까지 참여하였다. 남과 북, 해외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치러내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감명과 회환이 서리곤 하였다.

8월 14일 상암 평화공원에서 손님맞이를 하면서, 가양대교 앞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북측 해외 동포들의 차량 행렬을 보자 함성과 함께 감회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연호하며 남과 북, 해외대표단 900명이 1km 민족통일대행진에 나서면서 장대한 서막이 올랐다.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월드컵 경기장에 들어서자 6만여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함성이 가득했다. 경기장을 뒤흔드는 폭죽이 터지면서 ‘우리는 하나, 통일은 됐어’라는 글자가 연출될 때는 일제히 함성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8월 15일 장충체육관의 8.15민족대축전 본 행사에서는 ‘분단의 세월을 슬기롭게 뛰어넘어 겨레의 혈맥을 하나로 이어나갑시다. 60년 전 8.15는 분열로 이어졌지만 오늘 우리는 6.15공동선언이 열어놓은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라는 7천만 겨레에 드리는 호소문이 발표되었다. 50년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선 감격어린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8월 16일 대표단은 백범기념관에서 60년 동안 갈라진 남과 북의 말글을 집대성하는 ‘겨레말 큰 사전’ 편찬사업을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남과 북의 국어학자, 문인 등 21명으로 공동편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민족어 공동사전 편찬은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에 이바지하고 우리말과 글의 민족적 특성을 높이 살리는 겨레말 총서이다. 기간은 6~7년 걸린다고 한다. 3박 4일의 전 민족적 8.15대축전 행사를 지면으로 다 옮기기는 어렵다. 북측 대표단은 국회의사장 방문, 청와대 방문, 현충원 참배, 체육경기, 예술공연, 환영환송만찬 등에 참여하였다. 8.15민족대축전은 남과 북이 분열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민족의 동질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고 화해, 협력과 공동번영의 미래에 새 지평을 열어가는 거족적이고 전 민족적인 행사임에 틀림없었다.

 

대표단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지만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8.15민족대축전은 50년 대결과 반목의 냉전 벨트를 완전히 걷어내고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자리였다. 또한 이번 대축전은 6.15시대의 상징으로 우리 모두에게 기억될 것이며 민족의 혈맥을 이어가자는 숨가쁜 숨결을 서로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행사였다.

이제 우리 빈민들도 각자의 이해를 떠나 한민족 구성원으로서 민족화해의 새장을 열어가는 장엄한 통일대장정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방관자가 아닌 주체답게 일어서야 한다. 광복의 환희와 분단의 고통을 넘어 민족화해의 통일시대로 가기위해 통일의 의지와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양한 부문의 남북협력기구가 만들어지고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지금까지의 어려움들은 끝나고 순풍을 탄 배처럼 자주, 평화, 통일이 가시권에 들어오도록 되어있다.

 

이제 빈민들도 6.15 공동선언 정신 이어받아 민족자주 공조, 반전평화공조, 통일애국공조를 실현하기위한 새로운 결의와 의지를 다짐해보자.

 

가로수 131호 6면 / 우득종(서부지역장, 서울통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