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오한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어린 호소였다

 

               민주노총 폭력사태의 진실

 

                                                                                     구태옥

 

 

정부와 보수 언론은 지난 2월 1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빚어진 폭력을 비난하며 민주노총의 자기정화가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정말 역겨운 충고이다. ‘진흙탕 개싸움’하면 떠오르는 것은 여야간 정쟁이다. 온갖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곳은 다름 아닌 국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16대 국회를 쓰레기장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정부와 보수 언론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강경파들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분노한다. 지배자들은 분노할 만했다. 단상을 점거했던 노동자들이 폭력적이어서가 아니라 정부의 비정규직 확산법인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반대하는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고 그들이 주장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와 보수언론은 노점상에 대한 용역깡패들의 폭력을 사주하고 묵인하는 폭력모리배들이다. 이들은 쇠파이프를 들지 않아도 된다. 폭력경찰과 용역깡패들에게 노동자와 노점상을 짓밟으라고 말할 뿐이다! 이 얼마나 평화적인가?

2월 임시국회에서 노무현 정부는 정규직조차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다.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빈곤과 실업도 확대하는 것이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지도부에 항의했던 노동자들은 ‘사회적 합의주의’가 노동법 개악에 맞서 싸워야할 시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합의주의’와 이름만 다를 뿐인 ‘노사정위원회’ 참여로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 확대와 같은 쓰디쓴 배신을 당한 경험이 있고 이런 악몽이 일부 노동자들을 항의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적 합의주의’가 아니라 비정규직 개악법안에 맞서 싸우자고 눈물로 호소했다.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단상 점거농성자들은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정규직 확산정책에 반대해 노동자들의 이익을 옹호하고자 했다.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빚어진 폭력에 대해 우리는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비난할 자격이 없다. 먹이사냥에 나선 지배자들로부터 우리는 단상점거농성자들을 방어해야 한다. 실업과 빈곤을 대량생산하는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 개악법안이야말로 민중의 증오 대상이어야 한다.

우리 노점상의 생존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는 더 많이 울려퍼져야 한다.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울려퍼진 것은 바로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어린 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