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의 하루

 

                    열정과 인내

 

                                                                   임채희(종로회원)

 

노점은 열정과 인내 없이는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언제나 노점은 투쟁의 현장입니다. 정부의 끝없는 단속에 맞서 일상적으로 투쟁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열정 없이는 거리에서 장사하기 어렵습니다. 장시간의 노동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거리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커다란 인내 없이는 노점을 계속해 나가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가장 다양한 계층 출신의 사람들이 노점에 종사하므로 정치사업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커다란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노점상의 가장 큰 특질은 열정과 인내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투쟁하는 데에는 언제나 큰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열정은 나이에 상관없이 가져야 할 품성입니다. 그리고 노점상은 언제나 그런 청춘의 열정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점은 항상 투쟁 속에서 진행됩니다. 또한 늘 압제하에 살아가기 때문에 단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투쟁과 단결은 조직의 근간입니다. 조직의 살아 움직이는 열정 없이는 투쟁도 잘 되지 않습니다. 투쟁은 언제나 조직과 규율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곧 투쟁은 열정입니다. 삶의 모든 구비마다에서 노점상은 투쟁으로 일관하므로 언제나 제일의 적으로 열정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노점상은 언제나 청춘입니다.

또한 인내는 기나긴 압제와 가난 속에서 만들어져 왔습니다. 노점상의 인내는 대단히 보편적입니다. 노점상에겐 인내없이는 삶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투쟁도 인내없이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장사도 인내없이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노점상에겐 다른 일을 상상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모진 추위와 악천후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정부의 끝없는 탄압에 항상 시달리므로 인내란 이미 습관처럼 굳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점상에게 인내는 고도의 정치적 훈련 없이도 가능한 지점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적 훈련을 통해 터득한 인내는 얼마나 위대하겠습니까. 사실 노점상에게 정치적 해방 없이는 결코 노점에서 해방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노점상에게 투쟁의 중요성이 있듯이 그것이 곧바로 열정으로 연결되듯이 삶의 인내는 곧 정치적 인내로 전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투쟁의 열정과 정치적 인내는 한가지 입니다. 해방은 열정과 인내를 통해 오는 것입니다. 삶의 열정은 언제나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노점상의 정치적 인내와 만날 때 비로소 해방의 꽃을 피우게 되는 것입니다. 노점상의 가장 위대한 품성인 인내는 해방투쟁의 열정과 만날 때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모두의 미래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