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관계에서 동지로! 공무원노동자와 노점상

 

 

                                                                                         신연숙

 

파업에 단순 참가만 해도 중징계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탄압을 뚫고 11월 15일부터 진행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총파업이 3일만에 일시중단에 들어갔다.

 

왜 공무원 노동자들은 이런 탄압을 알면서도 파업을 강행했을까?

 

IMF이후 26만명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해고당했고 지금도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퇴직금이 없는 공무원들의 마지막 희망인 연금은 앞으로 절반 가까이 삭감된다. 또 공무원 노동자들은 예전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진정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진정한 노동자로 거듭나려는 너무나도 정당한 투쟁에 전국의 노점상들이 지지를 보냈다.

 

사실 우리 노점상과 공무원들은 적대적 관계이면서 불가분의 관계였다. 단속 현장에서는 악을 쓰고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이고 또 과태료를 남발하는 공무원들이 노점상들 눈에는 좋게 보일 리 없다.

 

공무원 노조의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 된다면 노점상과 공무원 노동자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까.

 

공직사회가 투명해지기 위해서는 현재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공직사회의 문제를 끝장내야 한다. 공무원 노조가 승리하여 공직사회가 투쟁해지고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공무원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위한 노점상들을 단속하라는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공무원 노조에 다시는 그런 문제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노점상이 시나 구청과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폭력적인 단속이 아니라 생존권과 동지로써 노점상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무원노동자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점상의 생존권투쟁이 너무나 정당하듯이 생존권과 공무원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공무원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너무도 정당하다.

고양노련의 경우 공무원노조대책위에 함께 하면서 방송차를 비롯한 물품지원과 행사참가 또 파업투표를 방해하려고 했던 고양시에 맞서 함께 투쟁을 벌였고 북노총련 또한 공무원노조와 함께 투쟁하며 공무원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런 연대투쟁이 노점상단속을 담당했던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굉장히 좋은 인상을 보여줬고 앞으로의 연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또 전노련의 공무원노조 지지성명서를 보고 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관심을 갔기도 했다.

 

단속과정에서 부딪히며 싸웠던 노점상들이 공무원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이 투쟁이 승리한다면 노점상과 공무원 노동자들은 더 이상 싸워야 할 적이 아닌 투쟁의 현장에서 동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