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독립적인 대중적 행동이 중요하다

 

                                                                          모승훈 정책실장

 

현재 정치권은 소위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다. 우익들은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판결 이후 자신감을 얻어 ‘누더기 4대 입법’에 ‘빨간칠’을 하면서 공격하고 있다.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우익들의 공격에 맞서기보다는 타협하고 오히려 생존권과 민주적 권리를 공격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법안을 확정했고, 공무원들의 노동3권 보장 투쟁을 탄압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도 연장하려고 한다.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농성장을 침탈하기도 했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은 ‘개혁입법’을 내세워 지지자들을 결집하려고 한다. 4대 입법안들은 전혀 개혁적이지 않다. 대표적인 개혁입법인 열우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은 사상의 자유를 전면 보장하는 ‘완전 폐지안’이 아니다. 그것은 형법 보완을 통해 국가보안법의 핵심 내용을 거의 그대로 이전시킨 ‘무늬만 폐지’일 뿐이다. 4대 입법안이 좌파적이라고 공격하는 한나라당과 보수 우익들의 공격은 위선이다.

 

정치권이 계속해서 분열할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의 절박한 요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다. 단결하여 탄압할 것이다.

전경련이 제기하여 11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기업도시법’에 대해서 여야 모두 필사적이다. 각종 세금 감면과 토지사용에 대한 특혜를 주는 ‘기업도시법’이 통과되면 서민들의 고통은 증가할 것이다. 노점상과 철거민들의 생존권도 더 위협받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영세사업장과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비정규직은 더욱 확대됐다. 노무현 정권 1년 동안 비정규직은 31만명이나 증가했다. 그것도 공공부문에서.

최근 통계에 의하면 대학 졸업자 10명 중 4명이 실업자다. 28만가구가 집을 5채 이상 가진 반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건강보험 자기부담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교육비에 지출하는 비용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빈부격차(삶의 질)는 확대되고 있는데 사장들과 정치권은 무능력하다.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노점 단속이 심화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지난해보다 단속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을 것이다. 서울시는 단속 실적에 따른 성과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작년에 부과한 과태료 건수가 9980건이었는데 올 8월까지 1만582건이다. 또 강제정비 및 노점철거 건수가 작년에는 2만6405건이었는데 올 8월까지 4만6284건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의정부 지역의 경우 10월 26일부터 하루에 150명 이상의 용역깡패를 고용하여 폭력적인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깡패들은 방패와 철모까지 준비하여 짓밟고 있다.

대전 유성구청은 100여명의 단속반원들을 동원하여 탄압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청은 무술 유단자들을 고용하여 광안리 일대 단속을 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주는 상가번영회가 장사를 방해하고 있다.

전노련은 체육대회 및 구속자 석방을 위한 문화제를 힘있게 진행했다. 회원들의 결속력과 투쟁의 의지를 확인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부산 수영구청을 상대로 한 투쟁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11월 3일에는 서울시를 상대로 한 총력 집회를 개최하여 동절기 단속 저지 투쟁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작은 규모의 단속과 투쟁이 많다. 동작, 광진, 서초강남, 천안, 도봉산, 종로 관철동, 동대문 풍물시장 등등.

단속에 맞선 여러 투쟁을 경험하면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현재 투쟁이 진행 중인 지방자치단체장의 소속 정당은 거의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몇 십년 동안 도시서민들의 생존권과 민주주의를 억압한 보수 세력들이다. 부패와 비리의 원조들이다. 지난 봄 탄핵에서 경험했듯이 그들이 주도권을 잡게 할 수 없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 기대해서는 안된다. 열린우리당 또한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 소속 구의원, 국회의원이 한번이라도 우리를 방어해준 적이 있는가? 그들이 국정감사나 대정부질문에서 우리를 위해 한마디라도 한 적이 있는가? 우리의 독립적인 대중적 행동이 중요하다. 11월 8일 의정부 집회와 13일 빈민대회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지하철 건대입구역 1번출구계단 철거반대투쟁이나 종로 관철동거리 ‘사유화’에 맞선 투쟁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 건설업체를 위해 공공시설인 지하철 계단을 철거하려고 하고, 특정업체에 몇 십년 동안 도로사용권을 주는 것에 맞서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민주 단체들의 공동투쟁이 중요하다. 노동조합, 진보정당, 지역의 진보적인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기구를 구성하여 투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시기에 연대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기업체의 이윤을 위한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운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13일에 세계경제포럼에 반대하는 투쟁에 결합했듯이.

셋째, 노점상들이 증가하고 단속이 심화되는 시기에 우리의 조직을 확대해야 한다. 조직된 전노련의 투쟁으로 비회원들의 생존권이 유지되고 있고 있다. 그들을 조직하자. 의정부의 경우 우리가 강력하게 투쟁하니까 70여명의 비회원들이 우리와 함께 하려고 한다. 비회원들이 우리와 함께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과감하게 해소하자. 비회원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자.

마지막으로 회비 납부를 호소합니다.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노련 재정은 바닥입니다. 각종 집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돈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