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과 통일

 

  민족공조의 절실함 느끼게 한 8.15통일대회

 

                                                                                              배민균

 

 

지난 8월 13일부터 3박 4일간, 광화문 일대와 연세대에서 ‘8.15민족통일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해에 치러진 통일행사였지만, 참가자들의 통일열기만은 참 뜨거웠던 행사였습니다.

14일 밤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8.15 민족통일대회 전야제 행사로 ‘8.15 반전평화 자주통일대회’가 8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사회자의 ‘이자리에 모이신 노동자, 농민, 빈민 그리고 시민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된 전야제는 ‘민족공조’라는 글자가 크게 걸린 무대에서 문화행사를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학생들과 사회의 여러 인사들 정도만 참가했던 통일행사가 이날은 참으로 많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서 치러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어린이들과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남쪽 끝에서부터 15일동안 ‘통일’을 외치며 이남 전역을 돌아 서울에 도착한 어린이 통일선봉대는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이들까지 통일하자고 나선걸 보면 정말 통일이 되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했습니다.

이남지방의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은 1년전부터 전교생이 이북의 친구들에게 편지쓰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학생은 이북의 한 친구에게 편지를 벌써 80여통을 썼는데 국가보안법 때문에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통일이 되면 그 친구에게 꼭 전해 주고 싶다는 말을 해서 참가자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습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통일행사는 남과 북의 동포가 상봉해서 서로 화해하고 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하자고 약속했던 남북공동의 행사였습니다. 그 규모도 해마다 커져서 ‘이렇게 점점 더 많이 오고가다 보면 통일도 멀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패권을 쥐어 민중들을 압살하려 하고, 정부당국은 같은 민족의 편에 서기보다 민중을 죽이는 한미동맹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통일을 할 당사자인 같은 민족과 공조해야지, 우리나라 못살게 구는 미국과 공조해서 어느세월에 통일을 이루겠습니까.

올해의 통일행사는 ‘통일을 위해선 아직도 할일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것 같습니다.

어린이 통일선봉대가 부른 노래가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젠 나가주세요. 미국여러분! 붙잡지 않을께요. 떠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