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新노점탄압,

도로불법점용 과태료 부과와 재산가압류의 현장을 찾아서

 

                                                                                              홍웅식

 

먼저 우리는 언론을 통하여 익히 들어본 한국의 노동자들에 대한 신종 노동탄압의 수단인 ‘손해배상에 기한 재산가압류(이하 손배가압류)’로 인한 노동기본권 침해에 대해 알아야 한다. 2003년 배달호열사가 사측의 악랄한 노조탄압에 절망하고 손배가압류에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분신사망한 이후, 2004년 박일수열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손배가압류에 맞서 투쟁을 하였다. 똑같은 탄압수법이 노점상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노점상 투쟁 시 지역 집행부를 중심으로 벌금과 구속으로 옭죄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방법이 바뀌고 있다. 바로 도로불법점용 과태료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한 과태료 부과와 재산가압류를 통하여 노점탄압을 자행하는 것이다. 이는 도로법 제80조, 82조, 85조항과 도로법시행령 제29조항에 의거하여 부과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2년 1월까지 도로불법점용 과태료가 '5㎡이하 5만원, 1㎡ 초과 당 1만원씩 추가'이던 것을 2월부터는 대폭 강화하여 '1㎡ 이하 5만원, 1㎡ 초과 당 10만원씩 추가'로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 3월엔 대형노점(2㎡ 이상/서울시 기준) 및 기업형 노점에 최고 50만원의 과태료를 반복해서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심지어 2003년말 과태료를 최고 5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시조례 개정안을 내려다 많은 시민단체들과 노점상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노점을 그만둔 이후에도 과태료가 따라 다니기도 한다. 장기간의 투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군포지역 노점상들의 경우 노점을 그만둔 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태료 부과와 재산가압류의 협박이 지속되고 있다. 가압류의 범위는 회원들의 개인 예금통장, 자동차, 전세금, 집 등으로 되어 있어 재산가압류시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케 하는 것이다.

예전 많은 지역에서 “노점상이 불법이니 1년에 적게는 한두번 많게는 서너번 부과되는 과태료를 세금 낸 셈치고 장사하자”는 정서가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적인 예로 예전에는 과태료를 5년 안에 납부하지 않으면 자연소멸되었다. 하지만 과태료가 조직적인 노점탄압의 수단으로 활용된 이후 최근 들어서는 단순한 과태료 부과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 재산가압류의 수순까지 밟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에서 노점상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용하여 돈을 무기로 노점상들을 조직적으로 탄압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 각 지역에서의 과태료, 가압류 청구금액 증가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노점상이 감당할 수 없는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하여 노점상들에게 엄청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해 노점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구로지역의 경우 대림역 앞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조모(35세)회원이 2000년도 9월부터 장애인단체의 도움으로 장사를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해 3-4차례 약 5만원에서 35만원 정도 부과되던 과태료가 올 상반기 들어 최고 금액인 50만원이 두 차례 부과되었고 이를 납부하지 못하자 재산가압류 예고장까지 발부된 상황이다. 구로역 육교에서 2000년초부터 악세사리 장사를 하고 있는 전모(40세)회원의 경우에도 한해 1,2차례 5만원에서 15만원정도에 불과하던 과태료가 올 상반기 들어 집중적으로 부과되고 있다. 또한 신도림의 경우도 같다. 특히 서울대역에서 옷장사를 하고 있는 회원의 경우 최고 50만원을 과잉초과한 150만원이 부과되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법적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울산의 경우는 울산노련의 투쟁의 성과로 지자체와 도로불법과태료의 형태가 아닌 합법적인 도로점용료의 형태로 차없는 거리 문화지부의 경우는 1년에 10여만원, 주택은행 앞의 포장마차의 경우는 6개월에 10여만원 정도 중구청에 납부하고 있다. 이는 노점상이 더 이상 거리의 범법자로 불리는 불법노점상이 아닌 실명제를 통한 노점상 양성화 방침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대안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新노동탄압 수단인 손배가압류를 죽음으로 맞선 노동자들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현시점에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에 대하여 수많은 숙제와 고민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