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남발은 생계형노점상에 대한 합법적인 갈취일 뿐

 

                                                                                         이반의경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노점상 단속은 관할 구청에서 가로정비담당 공무원 및 용역공개입찰을 통해 체결한 업체의 용역을 투입하여 직접 단속을 하거나, 각 종 법규(식품위생법, 도로교통법 등)에 따라 고발 후 거액의 벌금을 물리거나, 도로불법점용(점유)에 따른 변상금(점용기간에 대한 점용료의 100분의 120)을 물리거나, 도로불법점용 과태료(2002년 이후부터 1㎡이하 5만원, 1㎡ 초과 당 10만원씩 추가)를 물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다. 특히 최근 들어 용역투입을 통한 직접단속 외에 도로불법점용에 따른 변상금과 도로불법점용 과태료를 동시에 발부하거나 발부기준이 모호하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 고액의 과태료를 남발함으로써 경기침체로 생계유지마저 힘든 생계형노점상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 과태료 발부의 문제점

 

현행법에 의해 노점상의 상행위가 불법이라 해도 도로불법점용과태료의 부과근거가 명확해야하는데 서울시의 과태료 부과근거는 오직 서울시의 자의적 해석에 달려있다. 주요 부과근거인 노점의 크기만 보더라도 2㎡이상은 무조건 대형 또는 기업형으로 분류함으로써 거의 대부분의 생계형노점상이 서울시 기준으로는 '대형'인 것이다. 또한 금액 면에서도 최고 50만원의 과태료를 반복부과 할 수 있다고 정해놓은 것은 빈민에 대한 갈취를 합법적으로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점상이 도시저소득층의 주요한 생계수단이자 자구적 실업대책으로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한다고 볼 때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과태료 남발은 사회안전망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일 뿐이다. 더구나 이렇게 걷어들인 과태료를 노점상을 단속하는 비용 및 노점단속 포상금으로 쓴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 도로점용료 부과 양태

 

최근 과태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전노련 산하 노점상들 중 상당수의 회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도로점용료 명목으로 각 구청에서 돈을 걷어간 사례가 밝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징수 내역이 도로점용료인지 과태료인지 뚜렷한 구분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액이 적은 경우엔 일종의 '세금'이라 생각하고 별 불만 없이 납부해왔던 사례가 많음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종로지역의 특정지부의 경우 몇몇 회원에게 고지서 발급조차 하지 않고 구두로 통보하고 현장에서 직접 10∼15만원에 달하는 돈을 걷어간 사례조차 있다. 이것은 엄연한 불법갈취에 해당되는 것일 뿐 아니라 나중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도로점용변상금 및 도로점용과태료를 이중으로 청구할 소지가 있다.

 

● 과태료 부과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서울시 도로점용료 등 징수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과태료 처분 통지서를 받은 후 30일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점용료 감면을 받을 수 있다고 되어있다. 즉 과태료라는 것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의무불이행에 대해 행정편의상 걷어들이는 돈일뿐이다. 각 지역의 실례를 보면 구청과의 직접협상이나 집회 등의 투쟁을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고, 점용료의 경우 재판청구를 통해 해결해나가려는 지역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노점상의 사회적 특수성에 비추어볼 때 투쟁을 통해서 노점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직 투쟁만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