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에 저항하라

 

 

                                                                                                    신희철

 

●가난하다는 이유로 빈민을 배제시키는 사회

 

'빈곤'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정작 가난한 사람들을 이 사회의 주체로 바라보기보다 시혜와 동정의 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참여복지를 내걸은 노무현 정권은 우리 빈민들과 논의조차 하지 않으며 노점상들에게 “불법주제에 무슨 권리가 있느냐”, 노숙인들에게 “쓸모없는 것들에게 지원할 가치가 없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출발점이 같아야 하건만 교육의 기회, 노동의 기회 등 기본적 기회도 공평하게 보장하지 않고 더불어 기본적 생활조차도 보장하지 않다보니 가난이 대물림되고 빈부격차가 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2004년 여름 빈민현장활동

 

이에 우리 전국노점상연합과 빈곤사회연대(준),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민중복지연대, 감리교신학대 도시빈민선교회 등을 중심으로 7월 3일부터 10일까지 2004년 여름 빈민현장활동(이하 빈활)이 진행되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시민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황에서도 좌판과 포장마차를 지키고 있던 노점상들, 자립하려다 결국 노숙으로 인한 괴로움과 스스로에 대한 환멸, 그리고 차츰 희망을 잃어가게 되는 어려운 현실에 있던 노숙인들과 함께 했던 서울역 야외영화제,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에 불편해하면서 이내 잠을 청해야했던 노숙인체험,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식사, 세면, 화장실 가기, 잠자리에 눕기까지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장애인복지시설을 진정 장애인과 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이 되도록 하기 위해 투쟁하시던 장애인 동지들과 사회복지노조 동지들, 그리고 무인도처럼 남아있는 철거현장에서 골리앗을 지키며 공동생활을 하고 계시던 풍동 철거민 동지들의 삶과 투쟁에 함께 하였다.

 

●향후

 

우리는 이번 빈활을 계기로 서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기본적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탄압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이 아님을 느꼈다.

이제 비단 중앙만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지역의 노숙인/장애인/철거민/자활/주민단체들과 연대해서 하나하나씩 서로의 삶과 운동을 이해해나가고 공동투쟁을 진행해나가자. 한달에 한번씩 캠페인을 진행해나갈 수도 있다. 더불어 아직 사회단체들 내에서도 빈민을 주체로 보지 못하는 일부 경향에 대해 직접 찾아가 설득하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

빈곤! 인정하든 안하든 우리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가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말 없는 것 아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는 게 아니다. 가난으로 내모는 부조리에 맞서 우리 모두가 함께 대항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