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장사한 곳 떠나 어디로 갈지 막막합니다"
죽도어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갈 곳 잃은 노점상
기사입력 | 2009-12-04[경북일보]
포항시 죽도어시장 위판장 앞 도로에는 물품을 팔려는 노점상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포항 죽도어시장 위판장에서 노점상하는 L씨(여·63)는 요즘 위판장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이달중 위판장이 철거되면 당장 갈 곳이 없고 내년 6월 완공이 되더라도 위판장 내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L씨는 "몇 십 년 동안 장사했던 곳에서 나가면 도대체 어디로 가냐"며 "위판장 밖에도 노점상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죽도어시장 위판장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시설현대화 공사(지하1층~지상3층)가 추진중이다.
이달중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 인근 복개천주차장에 임시 위판장이 설치될 예정이지만 노점상들은 갈 곳을 잃게 돼 당장의 생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위판장이 완공되더라도 기존 노점상의 70~80%만이 입주 가능해 나머지 20~30%는 그야말로 길바닥에 나앉아야할 상황이다. 여기에다 위판장내 노점상 밖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200명가량의 노점상도 문제다.
이들은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입주할 자리마저도 없어 생업을 포기해야할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노점상 문제가 대두되자 당사자들은 물론 수산업계에서는 "그동안 불법노점상에 대한 단속만 해왔던 행정당국이 새로운 생각으로 접근, 노점상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일시적인 효과뿐인 단속에서 벗어나 노점상을 어시장내 하나의 문화적 볼거리로 조성하게 되면, 노점상들의 생계문제는 물론 매일 반복되는 불법노점상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수협 임영식 상무는 "포항수산물도매시장 등 상인 수요가 적어 비어있는 곳이 많다"며 "상인 수요가 적은 곳에 노점상들이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 '과메기 거리'처럼 하나의 특색있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 자갈치 시장은 노점상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이 추진 중이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는 "자갈치 시장도 노점상문제가 심각하다"며 "현재 포장마차 형태의 점포를 만들어 '노점상 거리'를 만들자는 안이 나와 의견 조율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하경미기자 jingmei@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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