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점역 노점 철거 책임공방전
코레일 "市가 약속했다" vs 화성시 "그런 말한 적없다"
2009년 12월 09일 (수) 안종현 기자 ajh@suwon.com [수원일보]
▲ 7일 밤 병점역 앞 광장. 6~7개의 노점상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모습.
고질적인 문제로 계속 지적된 병점역 노점상 철거를 두고 코레일과 화성시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자전거주차장이 개장한 이후 인근이 더욱 혼잡해지면서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8일 코레일 경기서남부지사 병점역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곳 노점상들은 역사 앞 인도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시는 대대적인 행정대집행의 일환으로 노점상이 영업하던 땅에 인도와 버스 승강장을 건설하면서 철거를 시도했지만 노점상들이 도로법이 적용되지 않는 코레일 소유지인 병점역 광장으로 옮겨가면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루 이용객 수가 4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파로 가뜩이나 복잡한 광장에 6~7개의 노점상까지 들어서자 주민들의 불만을 고조됐고, 최근 전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위해 개장한 자전거주차장까지 들어서자 혼잡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인근 주민은 “병점역은 화성시의 관문인데 저들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다.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저녁이면 술까지 판매하는 노점상 때문에 악취에 깨진 술병이 나뒹구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역과 시는 당장은 조치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지 소유자인 코레일 측은 “지난번 시가 버스승강장과 자전거주차장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노점상 철거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며 단속 책임을 시에 미뤘다.
반면 시 동부출장소 관계자는 “그런 약속은 한 적이 없다”며 “다만 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다각도로 철거를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전거주자장이 개장함에 따라 병점역 주변 환경 개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만큼 조만간 노점상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며 단속 의지는 밝혔다.
한편 노점상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3년째 노점상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홍경수(52·가명) 씨는 “우리는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철거만 하라고 하면 어쩌느냐”며 “시에서 노점구역을 정해주는 등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주지 않는 한 우리로서도 다른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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