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투데이, iksantoday@hanmail.net
등록일: 2009-08-26 오전 11:09:36
익산시가 추진 중인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완료한 매일시장 현대화 사업이 사업 종료 후 아케이드에 비가 새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더니, 남부시장(구시장)은 총체적인 허점을 드러내 시장 상인은 물론 주변 상인들에게도 원성을 사고 있다.
이미 공사를 완료한 남부시장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중론이다. 거의 신축수준으로 지어진 남부시장은 사실 구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옛 건물의 기둥이 흉물스럽기 짝이 없으며 실내 활용공간도 지극히 제한을 받고 있다. 새로 지어진 건물이면 건축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둥이 적게 만들어져 실내 활용공간이 넓겠지만 남부시장 건물은 구 건물을 리모델링하다보니 많은 기둥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공사시작 전 계획단계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익산시의 중대한 실수다. 건물 활용도 면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시장건물 외벽을 모두 차단하여 주변 상가와 소통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접근성과 친밀도에서 거리를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시장건물 상가와 주변 상가가 상보적 상권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건물 디자인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혀 재래시장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주차장 쪽 한편을 천막형으로 하여 재래시장 색채를 내려 노력한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인 모습은 창고인지 어느 회사건물인지 알 수가 없는 정체불명의 건물이 되고 말았다. 시장 상인들과 주변의 주민들은 “저 것이 무슨 시장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남부시장은 공사는 이미 종료되었지만 실상은 종료되지 않았다. 공사 후유증이 있는 것이다. 공사를 한 업자도, 이미 입주한 상인들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원인은 준비부족과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철학의 부재다.
공사기간에 대한 말도 많다. 시장의 특성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남부시장이 무려 1년을 끌어왔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창인시장 공사도 애초에는 올 설 안에 끝난다는 공사가 추석 안에 끝날지 의문이다.
북부시장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앙시장 공사도 시동을 걸고 있다. 북부시장은 익산의 대표적 5일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시장은 어디까지나 사설시장이다. 북부시장 현대화 사업이 특정인의 배를 불리는 사업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북부시장은 장날이면 외지 상인비율이 높아 익산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지적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익산지역의 대형마트가 수익금을 송금하듯 많은 외지 상인들이 모이는 북부시장 또한 익산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큰 요인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보따리를 매고 버스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내지 상인들을 보호하고, 익산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앙시장은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먼저 관련공무원들이 유념해야 할 것은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의 취지이다. 그리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애민(愛民)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상인들을 대한다면 사업은 훨씬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형마트가 지역을 점령하면서 고사 위기에 놓인 소상인들을 살리고자 정부가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어 시행하는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이다. 우리가 식당을 하나 열어도 밤새 고민하여 창의적인 인테리어를 하고 판매 전략을 짠다.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준 돈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 고민은 공무원 몇몇이 해서는 한계가 있다. 현대화 사업 대상인 상인과 지역의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협치를 통해 하되 상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 시행한 우리지역의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은 이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담당부서 구성원이 일신한 것을 계기로 익산의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이 보다 투명하고 건설적이며 창의적인 사업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