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무라 미사코 기자
2007-08-03 01:20:35
[필자 이치무라 미사코님은 일본의 현대미술작가로, 도쿄 요요기 공원의 노숙자들이 생활하는 천막에서 살고 있다. 노숙인들과 함께 주말에 '그림이 있는 카페'를 열고, 매주 화요일에 그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편집자 주]
요요기 공원의 블루텐트에서 살아온 지 3년이 지나간다. 아직도 여기 처음 와서 살 때의 기분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왜냐하면 많은 ‘슈퍼스타’들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는 복잡한 도회지의, 그것도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공원이다. 이런 곳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 것이다.
사회의 낮은 변두리라 불리는 이 장소에서 자기 스스로 삶을 일구고 살아가려 하는 사람들은, 허약하지만 강인한 슈퍼스타들이기도 하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 애써오는 동안, 정말 대단한 마을이 되어 가고 있다.
2년 전에는 350명 가량의 사람들이 이 곳에 살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은 번잡한 도회지가 방출해내는 물건들로 꾸려졌다. 도회지에서는 쓰레기라 분류된 것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잘 사용할 있는 생활잡화와 의류가 넘쳐난다. 또, 뜯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유효 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식료품들도 아주 많이 남아돈다.
그러한 것들이 어디에서부터인지 모르지만 트럭으로 대량 운반되어온 적도 있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쓰레기가 되어버릴 것들을 구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 흘러 들어온 물건과 식료품들을 서로 교환하면서 남녀노소, 외국인, 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의 생활을 인정하며 소통해나가고 있다.
설사 자신에게는 불필요한 것이더라도 ‘저 사람이라면 이것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하는 조그마한 타인에 대한 상상력과 배려가 이 곳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이것이 바로 물건도, 사람도 살리는 슈퍼스타들이 가진 기술이다.
작년에 일본 행정당국에서 제안한 아파트 입주 사업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약 280명 가량 공원을 떠나 이사했다. 현재는 70명 정도가 남아 공원의 세 곳에 자리잡고서 생활해나가고 있다.
그렇게 큰 이동이 있었던 당시에, 주변의 텐트가 하나 둘 없어지고 혼자 쓸쓸히 남아 있던 한 아저씨를 공원의 관리사무국 사람들이 와서 쫓아냈다. 그 후 아저씨는 절에서 노숙을 했는데, 거기서도 쫓겨나서 지금은 한 체육관 옆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
그 아저씨가 오늘 자신이 노숙하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에 자전거를 타고 왔다. 몸이 아픈 자신의 친구를 걱정하면서, ‘조금 날짜가 지난 것이긴 한데…’하며 도시락을 건네주었다.
이 두 사람은 벌써 20년 정도 슈퍼스타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이 두 베테랑을 보며, 내 몸의 세포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일상에 있구나.
나는 ‘노숙자’, ‘거지’라는 말 속에 담긴 이미지가 내가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현실 속 사람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늘 불편했다. 그래서 ‘노숙자’라는 말 대신 ‘슈퍼스타’란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내게는 이 사람들이 슈퍼스타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