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따리상 10만 명 러시아서 `눈물의 보따리` [중앙일보]
러 정부, 외국인 소매상 사실상 불허 러시아에서 장사해 온 10만여 명의 중국 보따리 상인이 눈물을 흘리며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사태가 지난해 11월 러시아 연방 정부에 의해 채택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제한 조치'로 초래됐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올 1월부터 주류와 의약품 분야에서 외국인의 영업을 배제하고, 4월부터는 노점 및 시장에서 외국인이 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러시아 극동지역의 노점과 시장 판매업종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해 온 중국인들이 우선 직격탄을 맞게 됐다.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던 국경지대의 노천시장 115곳도 곧 폐쇄될 예정이다.
중국인 다음으로 많은 카자흐스탄인 등 옛 소련권 국가 출신 근로자들도 피해를 보게 됐다. 신화통신은 중국 내 러시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외국인들이 러시아 시장을 주도하면서 러시아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자 러시아 정부가 자국민의 이권 보호를 내세워 이번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직 두 달 남짓 일할 시간이 있지만 중국 상인들은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조치에 놀라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고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신화통신은 하바롭스크 등지에 진출해 있던 대부분의 중국인이 확보하고 있던 상품들을 헐값에 팔아버리고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활기 넘치던 중.러 국경지대의 무역시장들은 중국 상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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