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3일(수) 9:45 [노컷뉴스]
겨울엔 일없는 건설 일용직 '실업급여가 돕는다'
경력 3년차 '노가다'인 김정석(가명·43·인천 만수동) 씨의 올 겨울은 그리 춥지만은 않다. 공사현장 일자리가 늘어나는 봄까지 3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초까지 경기도 구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막일꾼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지난 한해동안 모두 190일간 일을 했다. 최근 18개월간 180일 이상 근무해야 하는 일용직근로자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충족시킨 것이다.
김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 그리고 몸져누워 있는 아내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래도 지난해 겨울보다는 사정이 나아진 편이라 위안을 삼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겨울에는 한달 평균 10일 가량 밖에 일을 하지 못했다. 평소 하루 8만원인 막일꾼 일당도 겨울에는 일감이 줄어들면서 6만원으로 깎인다. 소개 수수료 10%와 차비를 떼고 나면 손에 쥘 수 있는 수입이 한달 평균 50만~60만원.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다 경기가 나빠지는 바람에 지난 2004년부터 공사장을 전전하고 있다는 김씨는 조만간 막일꾼 생활을 그만둘 계획이다. "공사장 막일을 계속할 수는 없죠. 우선 리어카 노점부터 다시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팔지도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겨울동안 한번 돌아다녀 보려구요."
김씨에게 실업급여는 재기의 발판인 셈이다.
경인지방노동청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획득한 인천지역 일용직 근로자는 3만456명. 대부분 김씨와 같은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이다.
경인고용지원센터 송은석 고용보험관리팀장은 "일용직 근로자들도 실직전 임금의 50% 수준에서 적게는 1일 2만2천320원, 많게는 1일 4만원까지 최소 90일에서 최대 240일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며 "거주지와 가까운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근로내역 일수 등을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다만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다 부정수급자로 적발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부정수급으로 적발되면 잔여기간 실업급여 지급이 정지되는 것은 물론 부정하게 받은 실업급여액의 2배를 물어내야 한다"며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인일보 김도현 기자 kdh69@kyeongin.com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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