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회원정보 해킹업체 적발
훔친 정보로 폰팅 회원 확보 … 부당이득 55억
2006-11-10 오후 2:43:26 게재
경쟁업체의 회원정보를 훔쳐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폰팅(전화 미팅)업체 사장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9일 전문 해커를 고용해 경쟁 업체 서버에서 회원정보를 훔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폰팅 업체 사장 남 모(여·38)씨와 해커 이 모(33)씨를 구속하고 강 모(여·33)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자 등의 명의로 된 대포폰을 공급한 혐의(사기)로 한 모(46)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미신고 폰팅업체를 운영하는 남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이씨에게 67개 경쟁 업체의 고객관리용 서버를 동시에 해킹하도록 해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 이용시간 등이 포함된 842만 개의 개인정보를 빼냈다. 이들은 훔친 정보를 이용해 1억 여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10만명의 회원을 확보, 2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이용자들의 폰팅 시간을 분석한 뒤 1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이용 횟수가 많은 사람들은 우량고객으로 분류해 문자메시지를 집중해서 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또 한 통에 30원씩 하는 메시지 발송 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대포폰을 사용해 3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동통신사에 다른 대포폰 피해사례를 확인하고 정보통신부와 협력해 스팸문자 발송업체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동통신사와 통신회선망 임대업자가 범죄예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대포폰 사용과 스팸메시지 발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 이용은 요금이 많이 발생해 이동통신사에서 미리 알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도 방치해 소비자에게 손실을 전가했다”고 말했다.
또 회선망을 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별정사업자는 스팸문자에 대한 신고가 있어도 해당 번호만 정지하고 다른 번호를 부여해 스팸 근절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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