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으로 함께 살 수 없는 황영애 씨와 딸 선희의 사연

수원에 위치한 한 주택의 좁은 단칸방.

변변한 세간 하나 없고 짐이 널려 있어 겨우 앉을 공간만 되는 그 방에 우두커니 한 여인이 앉아있다. 헝클어진 머리, 초첨 없는 눈빛으로 혼자서 몇 마디 중얼대다가 인형 하나를 집더니 소중한 듯 쓸어내리는 모습이 언뜻 보아도 정상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연의 주인공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황영애(45)씨. 오래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아 왔지만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지 못해 그 증세는 날고 심각해지고 있다.

“이 인형 선희 꺼요. 선희는 얼굴이 예뻐요.”

자꾸 만지작거리는 인형이 누구 것이냐고 묻자 선희라고 대답하는 영애씨.

정신이 온전치 못한 영애씨에게는 4살 된 딸이 있었다.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정신병을 키우던 영애씨는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혼자 된 몸으로 노숙생활을 하던 중에 전남편을 만나 딸 선희를 얻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가족들처럼 남편마저 떠나버렸고 그렇게 남게 된 모녀는 주위의 도움으로 단칸방을 얻어 생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조차 추스를 수 없는 영애씨가 선희를 제대로 양육할리 만무했다.

세간도 없고, 전기도 끊겨 어두컴컴한 굴 속 같은 방에서 3년을 영애씨와 함께 살았던 선희는 1년 전 결국 이웃들의 도움으로 인근 쉼터 ‘행복한집(운영:최병일 목사)’ 에 맡겨지게 되었다.

처음 쉼터에 도착했을 때 말도 잘 못하고 대인 기피 증세를 보였던 선희는 1년 만에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는 밝은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살면서 ‘행복한 집’ 의 최병일 목사를 아빠로, 손석희 사모를 친엄마로 인식하게 되었고 친엄마 영애씨의 존재는 선희에게서 점점 사라져 갔다.

“선희야, 이모 안아줘 봐”

결국 엄마를 이모라고 인식하게 된 선희. 쭈뼛쭈뼛 영애씨에게 다가가 억지로 안기더니 이내 품에서 벗어나고 만다. 그런 딸의 모습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마음은 찢어진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금세 딸의 존재를 부정하고 마는 영애씨다. 가끔씩 이렇게 딸이 보고 싶어 쉼터를 찾아오지만 엄마도 딸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이의 양육을 생각하면 엄마와 함께 살게 하는 것이 맞고, 엄마의 상태와 아이의 교육 문제를 생각하면 선희를 입양시키는 것이 맞고.. 저도 답을 모르겠습니다.”

엄마를 이모라고 부르는 선희를 보면 최목사 부부는 안타깝기만 하다.

도저히 딸을 키울 수 없었던 영애씨였기에 선희를 맡게 되었고 정성을 다해 보살핀 결과 지금의 밝은 선희가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최목사 부부의 바람은 하루 빨리 선희가 완전한 가족구성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부, 생모와 함께 살 수 없기에 자신들의 딸로 입양이라도 하고 싶지만 현재 선희의 생부가 호적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 상태라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영애씨의 정신치료 문제, 선희의 양육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이 모녀 앞에 놓여있다. 다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신분열증으로 딸과 함께 살 수 없는 황영애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 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10월 31일(화) 오전 10시, 11월 4일(토) 오후 4시 50분, 5일(일) 오후 4시 / sky life 412번 , 지역 케이블 TV , CBS-TV 인터넷 방송(www.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