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주거권 사수를 위한 철거민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언론과 경찰은 더 이상의 매도를 중단하고, 예견된 사고를 방치한 책임을 져야한다!



먼저 용역업체 직원의 죽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철거민들의 주거의 권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로써 생존의 권리와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주택을 건립하며 진행되는 개발사업에서 이러한 주거권은 개발이윤 극대화의 논리에 밀려 철저히 말살되어왔다. 주택은 내일의 노동을 위하여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고이윤을 발생시키는 상품으로 전락하여 버렸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단계에 접어든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공간을 재편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창출할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오산 수청동에서 발생한 철거용역의 죽음은 철거민들의 주거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주택공사와 철거용역업체의 밀어붙이기식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비롯되었다. 사고 직전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들에게 “가까이 오면 큰 사고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경고방송을 수차례 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진압을 시도하다 발생된 사고이다. 당시 현장에는 화성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있었고 사고가 예견됐음에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더구나 경찰은 몸에 불이 붙은 용역을 한 시간가량 방치한 것으로 목격자들은 말하고 있다.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고인에게는 더 할 수 없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1차적 책임은 명백히 주택공사와 경찰에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주택공사와 경찰 측의 얘기만을 토대로 철거민들을 매도하고 있다. 현재 오산 수청동 농성장은 사건을 매도하고 있는 주택공사와 경찰에 의해 단전단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언론과 경찰의 이러한 작태는 가깝게는 지난 상도동철거 과정에서도 반복됐었고, 매시기 철거민들의 생존권리인 주거권을 도외시 한 채 정부와 건설회사의 입장만을 대변하기 일쑤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산 수청동철거민들은 작년 8월경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왔다. 하지만 주택공사 측은 온갖 악선동을 해오며 대책위를 무력화시키려고 하였고 주민들을 강제이주 시키기 위해 조직폭력배들로 구성된 철거깡패를 상주시켜왔다.

그동안 대부분의 철거지역에서 조직폭력배 출신의 철거깡패들이 지역 내에 상주하며 온갖 비인간적인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들을 저질러 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러한 지역들은 그야말로 용역깡패들의 무법천지였다. 이러한 속에서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할 국민들의 주거권을 국가의 책임방기 속에 철거민들 스스로가 투쟁을 통하여 지켜낼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철거민들이 희생을 당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철거민들의 투쟁과정에서 돌아가신 철거민들이 지난 17년 동안 무려 서른 한 분이나 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경찰의 방치와 주택공사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급기야 철거용역까지 희생되게 된 것이다.



- 전국빈민연합은 오산 수청동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요구하며, 언론
의 일방적 매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 경찰은 또 다른 불상사를 일으킬 수 있는 철대위 주변의 병력을 당장 철
수시켜라!

- 주택공사는 철대위에 대한 비인간적인 단전단수를 즉각 중단하라!

- 살인적인 강제진압 중단하고, 철거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라!



2005. 4. 18


전국빈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