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이 강도짓 보다 더 나쁘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연합회 김장용 지역장의 구속을 규탄하는 성명서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중학교 2학년인 딸은 줄곧 아버지와 함께 살아 왔다. 노점상을 아버지로 둔 어린 자식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울고만 있다. 결국 작년 9월부터 시작되어 약 10여 개월 가까이 관악로 일대 노점상들의 생존권 투쟁에 함께 해 온 김장용 지역장이 두 아이와 76세 노모만을 남겨둔 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7월 9일 17시경 구속이 확정되었다. 지역 실정에 맞는 생계대책으로서의 노점대책이 아닌, 관악구내 1~2개 정도의 허가제 노점거리인 ‘디자인 노점거리’를 조성해 그쪽으로 유도할 일부 소수의 노점상만을 선별해 허가하고, 그 나머지는 아예 불법노점 · 무허가 노점상으로 내몰아 그 수를 대폭 줄여 없애려는 관악구청의 의도된 ‘노점상 때려잡기’에 맞서 다같이 먹고 살 수 있는 완전한 생계대책 보장을 요구해왔을 뿐이다. 공사비용만 980억이 투입된 호화스런 신청사 앞을 지나는 92억 예산의 디자인서울거리 조성계획이 확정되자 “노점상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며, 관악로 디자인서울거리에는 노점상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관악구청 고위직 관료가 느닷없이 내뱉은 말에 날벼락을 맞은 관악로 노점상들과 함께 노점상 추방거리 전시성 예산낭비, 디자인서울거리 반대를 주장하자 작정한 듯 100여건이 넘는 지독한 고소고발과 총액 7천만원을 훌쩍 넘기는 과태료 · 도로변상금 폭탄에다 온갖 치졸하고 악날한 방식의 회유와 협박과 감시, 급기야 가로정비팀 특정 공무원과 동네선후배 관계라는 양아치들이 개입하는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다. 디자인노점거리에 들어 갈 자격기준에 맞는 노점상을 선별한다며 노점상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신고기간까지 두고 전노련 탈퇴 각서를 강압하기에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항의하자 어느날 공식 면담자리에서 가로정비팀 계장 장철수는 “안기부가 주시하고 있다. 어제 밤에도 왔다 갔다.”며 언제적 사라진 안기부 조정관까지 언급하며 공안분위기까지 조성해 갔다. 집요함, 치졸함, 악날함. 행정대집행이라고는 하나 대집행절차에서 요구되는 계고장에 의한 통지, 대집행영장에 의한 집행, 대집행책임자의 증표 제시등 아무런 절차 준수도 없이 새벽녘 갑자기 들이닥친 20대 건장한 체격의 용역깡패까지 투입된 수차례의 강제철거, 노점자리만 깔면 5분도 채 되지 않아 개인사물까지 남김없이 싹쓸어 가는 표적단속으로 인해 도저히 견디다 못한 관악로 일대 전노련 소속 노점상들은 자신의 노점자리를 포기한 채 서울대입구 전철역 3, 4번 출구로 모여 공동장사를 하며 천막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도로법을 위반한 불법 농성이 되어 버렸다. 그 자신이 13년 거리의 노점밥을 먹은 노점상이자, 관악구와 동작구 지역내의 전노련에 소속된 회원 노점상들을 대표하는 남부지역연합회 지역장으로서 구청이 원하는 전노련 탈퇴를 하지 않고 노점상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노련 소속 회원 노점상들이 사냥감처럼 집요한 표적단속을 당하고 수개월째 장사를 못해 돈이 씨가 말라가는 상황이 되자 그 자신도 노점장사를 아예 포기한 채 천막에서 생활하며 불면의 밤을 지새우던 김장용 지역장은 구속 하루 전날 까지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76세 노모와 어린 두 자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평소 “노점은 그저 밥만 먹고 사는 것이니 욕심내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장사하라”며 회원들을 격려하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구청장 집과 관악구청 앞, 주요 행사장에 “대화를 통한 노점상 문제해결” 피켓을 직접 목에 걸고 진정으로 대화를 바래왔던 그에게 한나라당 출신 김효겸 관악구청장, 건설교통국 정경찬 국장, 건설관리과 강운현 과장, 가로정비팀 장철수 계장 등 관악구청 관료들은 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도로법 등의 혐의를 씌우더니 결국 최근 정권의 공안분위기에 편승해 7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경찰과 검찰에 집중 제출함으로써 구속에 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 집요한 고소고발로 김장용 지역장을 구속에 이르게 한 관료들은 관악로 일대 노점상 문제가 해결된 듯 승리감에 도취해 싹쓸이 철거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똑똑히 지켜보라. 수백건의 고소고발에 아예 무감각해져 버린 노점상들은 당신들이 저지르는 불의에 맞설 것이며, 비록 몸은 구속이 되었지만 김장용 지역장과 끝까지 함께 해 나갈 것이다. 생계를 위해 노점을 선택한 노점상들을 오로지 전과자로 만들기 위해 수십대의 디지털 체증 장비를 구입하고 그런 장비를 총동원해 고소고발에 유리한 체증자료로 편집 ‧ 조작해내는 당신들은 노점상을 때려잡는 완장찬 양아치들 일 뿐 정당한 절차에 의한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이 될 수 없다. 가득이나 먹고 살기 어렵고 경제적 약자들이 넘쳐 나는 판에 소수의 일부 노점상들만 살아남는 무늬만 허가제인 대책을 가지고 대부분의 노점상을 합법화 ‧ 양성화 해주는 대책인양 혼란을 주고 노점상 실태조사를 악용해 전노련 탈퇴를 강요하면서 구청의 입맛에 맞는 노점상들을 선별하기 위한 편법과 술수로 일관하는 관악구청의 꼼수를 이미 간파한 전노련 남부지역연합회 소속 노점상들은 “분리해서 통치해라” “분열시켜 관리하라” “서로서로 싸우게 하라”는 이이제이(以夷制夷)식 공작에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미 노점상 실태조사를 거부한 순간부터, 나 혼자 살기 위한 이기적인 노점상이 되길 스스로 포기한 노점상들의 관악로 투쟁은 무늬만 합법화대책으로 인해 향후 불법과 무허가로 내몰려야 하는 대다수 노점상들을 지키는 투쟁이요. 사실상의 ‘노점 없는 거리’로 서울시 도심 30여곳에서 조성 될 디자인서울거리 공사로 인해 생계 수단을 잃어야 하는 노점상들을 대변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구속이 확정된 순간 “노점이 강도짓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며 노모와 함께 홀로 남겨진 자식들 걱정에 눈물을 흘리는 김장용 지역장을 지키는 결사투쟁이 될 것이다. 각오하라! 2008년 7월 11일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연합회 소속 노점상 일동